│정말인가? 취준생 10명 중 7명이 사실상 취업포기?
10월 전국 경제인 연합회 조사 결과
전국 대학생 4학년 또는 졸업예정자, 졸업한 대학생까지 2,4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7명에 해당하는 65.8%가 사실상 구직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예 이력서조차 낼 의지가 없는 사람이 7.3% 거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이 26.7% 그리고 흔히 쇼윈도 취준생으로 불리는 취업의지는 없지만 취준생이라는 타이틀은 가졌고 남들 이력서 내고 있는데 가만히 있기 뭐해서 떠밀려서 형식적으로 이력서를 내고 있는 사람이 31.8%로 이들이 사실상 구직 단념자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이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취업을 하기 위해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6% 정도에 그쳤습니다.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질문에 49.5% 응답자는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들이 부족한 것 같아서 더 준비를 하려고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38.8%는 일자리가 부족해서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 외 나머지 응답자들은 '구직활동을 해도 어차피 일자리를 구할 수 없을 것 같다', '자신의 전공이나 관심분야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라는 의견을 밝힌 응답자가 각각 14.5%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특징적인 점은 추가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공무원이나 공기업의 선호도가 작년에 비해서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정책은?
청년 도전 지원사업이 있는데 이 정책이 논란이 있습니다. 취업 포기자에게 300만원 더 주는 정책이라는 의견과 열심히 사는 청년들의 힘을 빼는 역차별적인 정책이라는 의견까지 있습니다. 이 정책의 내용을 알아보면, 구직활동을 장기간 포기한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책입니다. 최근 6개월 이내에 취업이나 직업훈련에 참여한 이력이 없는 취업 단념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이나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컨설팅, 진로/직업상담, 1대 1 멘토링 등의 맞춤 프로그램을 2개월간 지원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20만 원의 인센티브도 지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기존 프로그램의 사이즈를 키운 것이 청년 도전 지원사업입니다. 기존 2개월가량 지원하던 기간을 5개월로 늘리고 매달 50만 원을 지원하고, 프로그램 이수 시 50만 원의 인센티브까지 지원하는 내용입니다. 5개월간 50만 원씩 지원받고 이수하면 인센티브 50만원까지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취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방치하면 노동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는 잠재적 인력을 끌어내서 자신감과 의욕을 이끌어주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5개월간 이 지원에 참여하는 기관들과 인력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구직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있는 구직자가 경제인 연합회의 조사 결과처럼 비중이 현저하게 낮다면 이 비용은 세금의 낭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큽니다.
낮은 서류전형 합격률
적극적으로 구직에 참여하는 대학생이 경제인 연합회의 설문 결과로 분석해 보면 16%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이들의 서류전형 합격률은 35.8% 정도에 그친다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의지가 없는 사람들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예산을 더 큰 비중으로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인 정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의견을 의식해서 관련 정책 담당부서에서는 취업률 성과와 연계한다든지, 사업관리를 철저하게 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두고 볼 일인 것 같습니다.
취업단념자가 발생하는 원인
매우 복합적인 사회적 문제가 얽히고 꼬여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단편적인 정책으로 개선될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십수 년간 해결하지 못하고 쌓이고 쌓이던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이것이 경기의 침체를 향해가는 시기에 터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청년 구직자들은 국가의 미래 소득원이고 사회에 기여해야 할 부분이 있는 세대들입니다. 성인들이기에 구직자들인 청년들 자기 자신들의 문제이고 자신들의 선택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무조건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을 단념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사회가 가해자이고 그들은 피해자처럼 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청년들이 구직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문제를 그들의 눈높이만 높아졌다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부분도 있기에 다방면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청년들의 눈높이 문제? 학력도 인플레이션.
지난 세월 동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했던 문제들이 구직단념자 증가에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무분별하게 늘리고 학력 인플레는 심각해졌는데, 사회로 배출되는 청년들의 학력에 맞게 그동안 산업과 일자리의 질도 성장했어야 하는데 이들을 수용할 일자리는 없고 눈높이만 낮추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넘치는 대졸자 청년들은 사회에 막상 나오면 생각하던 현실과 다름을 느낄 수밖에 없죠.
일자리의 질을 광범위하게 악화시킨 좀비 기업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을 좀비기업이라고 합니다. 이 좀비기업 문제는 10년 전부터 청산해야 할 문제였는데요. 매번 빚만 늘리면서 사업을 유지해야 하는 좀비기업은 다른 기업들이 돈 빌릴 기회를 빼앗아가고 산업과 일자리의 질도 악화시킵니다. 이런 좀비기업의 확산은 청산해야 할 문제임을 알면서도 정부는 정권마다 실업률의 증가가 두려워 무시하고 지내온 것입니다.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도 기업분석에 따르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의 수가 5개 중 2개라고 합니다. 이런 기업들이 중소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습니다. 취준생들 역시 이런 기업들 때문에 중소기업을 기피하게 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심화된 양극화. 인생설계를 할 수 없는 그들. 급할 이유가 없다?
월세에서 전세 그리고 집 사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이 평범한 인생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 집 값은 엄청나게 올랐죠.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집 값은 소득 수준에 비해 많이 올랐다는 것은 모두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애초에 인생설계를 하지 않거나 언제까지 집을 사겠다는 등의 생각이 아예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무직인 상태를 취업준비생이라는 어설픈 단어로 옹호하고 안주하게 하는 것도 잘못된 사회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기업환경이 나빠져서 신입을 뽑는 회사는 일자리의 질이 더욱 안 좋을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경력직이 철저하게 유리할 취업시장에서 그 경력은 어디서 쌓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점점 심해지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첫 직장이 중요하다고 조언해 줄 수 있으나 지금은 어떻게든 빨리 취업을 하여 일단 해보는 것이 생존에 필요한 방법이라고 조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청년들도 자각이 필요하다.
우리 부모님들이 살아오신 시대를 얕보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 청년들은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과거에 비해 배부른 불평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시대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지만 너무나도 젊고 아름다운 시기에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 원하는 직장 원하는 관심분야의 회사를 고르고 골라 사회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이 청년들의 부모들도 원하는 일이겠지요. 하지만 거시적인 경제상황을 정말 차갑게 받아들이고 단 하루, 한 달이라도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그리고 자신의 수준을 빨리 자각하지 않으면 그 아름답고 소중한 젊은 시절이 쓰레기처럼 허황되게 지나갈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국가와 청년들이 함께 자각하고 개선해야 할 중요한 문제일 듯싶습니다.
'경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설사들의 위기로 보는 한국경제의 위기 (0) | 2022.12.02 |
---|---|
연말정산 인적공제 배우자 부양가족공제 (2) | 2022.11.30 |
2030년까지 서울 시내 디젤차 퇴출. 내 경유차는? (0) | 2022.11.21 |
2022년 제3차 경기도 청년면접수당 모집공고 (0) | 2022.11.18 |
창펑 자오(CZ) AMA 내용요약. FTX사태 언급. (1) | 2022.11.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