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동원건설의 부도
기업들의 자금경색. 그리고 부동산 침체. 처음이 아니라서 익숙한 그 느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그 영향으로 건설업계도 그 직격탄을 받고 있습니다.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중소 또는 중견 건설사들의 부도 위험이 커진 것입니다. 최근 창원의 동원건설산업이 최종 부도처리되었습니다. 경남은행 어음 22억원을 결국 갚지 못하고 지난 28일에 부도처리가 되었습니다. 중견, 중소 건설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름부터 시작된 PF자금이 완전히 막히기 시작했고 주요 금융기관들이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생길 부실자산 증가에 부담을 느껴 대출제한 조치에 들어가면서 이미 상황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원건설 역시 이와 같은 환경에서 현금흐름이 부족해 돈을 구할 모든 방법이 막히면서 유동성 공급이 끊기게 된 것이 주요 요인이겠죠. 문제는 동원건설 부도와 더불어 연관된 협력사들까지 피해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공사가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만 창원과 부산을 포함해서 모두 10곳이 된다고 합니다.
도미노 현상
기업이 하나 무너지는 것이 그 기업 하나만의 문제만이 아닌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동원건설이 큰 건설사는 아니지만 문제없이 잘 돌아가던 회사였습니다.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원건설의 작년 매출액은 540억원 정도 되고, 당기순이익은 21억으로 작년까지만 해도 계속 이익을 내던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6월부터 갑자기 악화된 것입니다. 이런 부분을 보면 흑자 내고 있다고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주목해야 할 문제입니다. 완전히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미분양은 계속 급증해서 매물은 누적되고 있고 기업들이 자금을 구해야 할 PF자금 시장에까지 신용경색이 덮치면서 건설업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방 건설사들의 부도 위험은 계속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9월에도 충남지역에서 종합 건설 부분 6위 업체인 우석건설이 어음결제를 못해서 부도처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통화 긴축 시기에 갈수록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중간 규모의 지방 건설사부터 먼저 흔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산업 전반적으로 터져 나올 문제의 시작이자 징조로 이해해야 하는 이슈입니다. 갈수록 건설업체의 부도 위기는 더 자주, 더 큰 회사들이 등장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부채비율
우리나라 주요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이 시간이 갈수록 너무 높아지고 있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현재 가계부채도 이런 모습을 보이지만, 집을 짓는 건설사들도 사업을 하는데 빚에 의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인데, 기업에 있어서 현금은 사람의 몸에 있어서 피와 같습니다. 아무리 신체조건이 좋고 건장한 사람이라도 몸 구석구석으로 피가 흐르지 못하고 혈액량이 줄어들면 곧 쓰러지게 됩니다. 기업들 역시 아무리 이익이 많고 건실한 기업이라도 부채비율이 높고 현금흐름이 부족해지면 아차 하는 순간에 유동성 위기에 빠지기 쉽습니다. 지난 2021년도에 저축은행들이 무더기로 무너지는 저축은행 사태가 있었음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때도 PF자금이 문제가 되어 터진 것인데 당시 PF자금 연체율이 40%대 였습니다. 이 때도 부동산 경기도 지금처럼 침체였는데 이 때 기업들의 평균 부채 비율이 440%를 넘었었습니다.
지난 26일에는 LH 산하에 있는 토지주택연구원에서 보고서를 하나 발표했습니다. 현재 중,대형 건설사 10곳 중 4곳 이상이 좀비기업 상황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중,대형이면 부동산에 관심 있는 분들은 건설사 아파트의 브랜드명까지 알만큼 알려진 건설사들입니다. 이들이 이자도 못 내고 있는 좀비기업 상태라고 합니다.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심각한 상황입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우리 주변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폭탄들이 시작점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9월에 부도난 우석건설도 그렇고 동원건설도 그렇듯이 이 사건들은 언론에 보도라도 되었는데 지역 기반에 있는 이보다 더 작은 규모의 건설사나 중소기업들은 이들이 망해도 전혀 뉴스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다음 단계는 금융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집값이 떨어지고 있고 시장에서 깡통 주택도 생기고 역전세 현상도 나오는데 지금 전세로 들어간 사람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형 건설사들 위주로 하나 둘씩 쓰러져가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런 건설사들에게 대출을 많이 해준 저축은행과 생명보험사들 손해보험사들 그리고 증권사들과 같은 금융권이 연쇄적으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지원금도 풀고 규제도 완화해 주면서 추가 파장을 막으려고 하는 상황이죠.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고 사실상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 말고는 딱히 없습니다. 이 시간을 번 동안 해결이 안 되면 더 큰 폭탄으로 터지는 것입니다.
실물 경기가 바닥인 상황에서 언제까지 지원해 줄 지 한계가 보이는 상황입니다. 투자 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편협한 시각의 기대감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실물경제의 방향성을 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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