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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야기

국제무역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2023년을 준비해봅니다.(1)

by &★├/:℃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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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연속 적자. 그리고 더 어두운 2023년 전망.

대한민국은 내수 주도가 아닌 수출 위주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 지금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내 직장, 내 사업체, 내 일자리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주가가 떨어지는 그런 상황 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대중들은 관심이 생각보다 없는 편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무역 강대국들과 우리나라의 관계를 짚어보고 앞으로를 예측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없고 우울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현실은 회피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주하고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WTO체제와 중국

WTO체제를 미국이 주도적으로 판을 깔고 본격적인 세계화가 시작되었죠. WTO체제는 민간 주도의 자유시장 경제를 가진 국가들만이 꾸려가는 공통된 규범이라서 국가 중심의 국가경제를 가진 중국은 WTO에 들어오기에는 자격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저임금에 엄청난 인구와 잠재력 높은 큰 시장을 가진 중국을 그냥 놔두기에는 너무 아까웠죠. 미국은 그래서 중국을 빨리 무역 파트너로 끌어들이고 싶었고 중국이 자유경제시장을 맛보기 시작하면 자유시장경제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확신을 전제로 중국을 WTO체제로 끌어들였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고 생산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통해서 매출도 늘려 갔습니다.

국제무역기구_로고_이미지

그런데, 빠르게 성장하던 중국은 자유시장 경제를 받아들이고 점점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식 시장경제/중국식 사회주의 등의 변종으로 성장을 합니다. 자유시장 세계질서에 참여하면서 중국은 세계에 제약없이 자유롭게 물건을 파는 권리는 누리고 반면에 금융을 비롯한 자국시장의 완전 개방, 특허, 지적재산 보호 등 WTO체계에 참여하는 국가의 의무이자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하는 데에는 소홀히 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민간기업이 아니라 정부와 국영은행을 등에 업은 국영기업들을 내세워 주도적으로 경제를 끌고 왔고, 중국 정부의 비호 아래서 편법적인 기술의 유출과 특허 침해 그리고 불공정으로 빠르게 성장을 했습니다. 권리는 누리고 의무는 무시해 버리는 방식으로 경제를 운영하다 보니까 성장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습니다. 중국과 직접적으로 무역을 하는  WTO회원국들도 이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중국을 통해 얻는 당장의 이익이 크다 보니까 제대로 문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국은 WTO 가입 후, 불과 12년만에 패권국 지위를 이야기할 정도로 그 의지를 본격적으로 내비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 규모도 2000년대 초반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미국이 WTO에 부정적으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WTO 룰을 통해서는 중국에 대한 견제도 안되고, 중국의 무역 행태를 중단시키기 위해서 WTO 룰을 개정하자고 해도 이게 구조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중국을 통해 얻는 이득보다 자국 산업의 위축과 첨단 기술의 유출 등 장기적으로  손해가 더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미국은 자국의 법을 근거로 중국에 대한 견제를 시작하였습니다.

│친목계의 룰이 깨지고 사람들은 화가 났다.

미국이 서로 합의해서 따랐던 WTO 체계를 뒤로 하고 보호무역 주의의 성향을 본격적으로 보이면 한 행동은 크게 보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자국의 보호해야 하는 산업과 관련된 관세를 크게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첨단 기술에 대한 통제와 제제였습니다. 특히 첨단 기술은 중국의 4차 산업기술의 성장과 점유율 확대는 미국에게 큰 위협이 되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이 중국의 발전이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기술의 유출, 복제, 편법적인 취득 등 무역을 하면서 서로 지키기로 한 약속을 안 지키면서 성장을 했기 때문에 미국이 이런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문제는 이러한 보호무역 주의의 성향을 표출하기 위한 근거로 미국 자국의 법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무역국가들도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완화해 주기는 했지만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견제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국가들이 눈치를 보게 되는 시작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세계화 시대라는 것이 국가나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것은 맞는데, 경제 활동 범위가 국내에 제한되어 있는 근로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해보면, 고학력의 인력이 필요한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는 자국에 남겨두고 인건비 비중이 크고 마진이 적은 생산과 같은 일은 해외의 저임금 국가로 배당을 합니다. 이것이 뭐가 문제이냐면 학력이 높지 않은 사람들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기업의 생산직 일자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고학력이 아닌 일반 서민들도 나름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일자리 입니다. 이런 일자리들이 중국이나 동남아, 동유럽으로 옮겨가고 떠난 공장만큼 이러한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산업현장의_외국인_근로자_일하는_모습

긍정적인 면은 세계가 분업 구조로 제품을 싸게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세계화니까 물가가 안오르고 물건 값이 저렴해진 것은 혜택을 본 것입니다. 대신에 세계화로 인해서 고학력이 아닌 사람들이 누릴 수 있었던 좋은 일자리들은 저임금 국가로 다 빠져나가버리고 그나마 국내에 남은 일자리에 저임금 국가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 노동자들과 경쟁하며 나누어 먹게 됩니다. 재화와 서비스 그리고 노동이 자유롭게 교류된다는 세계화가 효율과 양극화라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미국은 세계화 이전까지만 해도 명실상부한 제조업 강국이었습니다. 그덕에 고학력이 아니라도 큰 회사 생산직과 같은 직군에 종사하면서 미국 국민들은 괜찮은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미국 동부에 오대호 연안의 공업지대는 미국의 심장이었고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산업의 쇠퇴와 세계화 흐름에 휩쓸려서 제조 공장들이 모두 떠나고 녹슨 지대라는 러스트 벨트라는 별칭까지 얻게 됩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던 상당수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저급한 일자리에서 근무하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세계화의 어두운 면의 가장 확실한 예시가 러스트 벨트가 될 것입니다.

이 즈음에서 미국 서민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기업들이 그냥 다른 나라에 공장 짓지 말고 자국에 공장 지어서 제품을 생산하면 안되나?
  • 그러면 일자리도 생기고 좋지 않나?
  • 그리고 우리의 세금을 우리에게 사용하면 좋겠다. 왜 우리 세금 가지고 남의 나라 지켜주는 데 사용하지?

이런 불만들이 있었지만 세계화의 흐름에서 얻어지는 이득때문에 미국도 서민들의 생각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면서 수입품에 관세 올리고 자국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외국 기업들에게 미국에서 물건 팔고 싶으면 미국에 공장지어서 일자리 창출하라고 강제하게 되니 세계화와 자유무역은 위축되겠지만 당장 자국 국민들은 얼마나 좋아하게 되었을까요? 예상대로 정치권은 미국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이러한 분위기는 미국 정치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2019년_무역관련_지표들_이미지

│2018년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미국은 이때에 과격하고 돌발적으로 보일 정도로 급진적으로 자국우선주의의 성향을 보이다 보니, 여기저기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 균열이 생깁니다. 우방국과도 미국은 마찰이 발생하게 되고 진행 중이던 비지니스도 교착상태에 빠지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때에는 미국의 최고 동맹이라고 할 수 있는 EU(유럽연합)와도 불화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더불어 반도체 기술 등, 중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제재에 관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이 혼자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미국 혼자서 제재를 가해봐야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무역 상대국이 중국하고 거래를 해버리면 기술이나 제품이 중국으로 들어가고 이렇게 되면 기술 제재의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철저하게 다른 우방 국가들과 연합하여 제재를 해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에게 협력을 구하기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죠. 미국은 자기 나라 산업을 보호한다고 관세도 올려놓은 상태에서 각 종 하이테크 기술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기에 자기들을 위해서 중국을 고립시키고 자신들의 패권을 지키려고 하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피해가 있더라도 자신의 중. 장기적인 입장을 고려해볼 때 중국을 제재해야 할 이유가 있지만 다른 국가들(유럽, 한국, 일본 등)은 그렇게 까지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미국의_보호무역주의_관련_일러스트

미국은 코로나 펜데믹이 생기기 직전까지 필요 이상의 과격한 자국우선주의로 국가 내부적으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좋았을지 모르겠으나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는 오히려 손실을 많이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

그리고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 찾아옵니다. 관세를 올리고 무역규제를 늘리면서 보호무역 바람이 점점 불던 곳에 플러스 알파로 코로나 상황이 덮친 것입니다. 이 당시에는 생소한 말이었지만 현재의 우리에게는 익숙한 그 말. '공급망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공급망 위기는 러-우 전쟁보다 코로나 사태에서 먼저 생겼습니다. 세계화의 핵심은 분업이고 분업의 강점은 전문화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더 싸고 좋은 품질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원자재가 많은 국가들이 있고, 기술개발과 설계를 잘하는 나라도 있고 서로 잘 하는 부분에 집중을 하는 것입니다. 각 국가들의 장점이 세계화를 통해서 관세 없이, 규제 없이 쉽게 국가 간 이동이 편리해야 세계화와 분업의 효과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화 시대에는 자유무역이 중요한 것이고요. 코로나로 광산이 쉬면서 원자재 생산이 중단이 되고, 특정 국가의 특정 지역이 봉쇄가 되면서 제품생산과 유통이 멈추었기 때문에 큰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관세 장벽과 보호무역주의와 더불어 눈에 보이는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인한 물리적인 단절까지 생겼던 것이죠.

 

이 시기에는 어디가 더 싸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디가 납품 날짜를 맞출 수 있는지가 중요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가격과 경쟁력으로 수출입이 이루어지던 분위기에서 코로나 이후에는 납품 안정성 중심, 그리고 가까운 지역 위주로 무역과 관련된 공급망이 개편되기 시작합니다. 예전처럼 경쟁력이 위주가 아니다 보니 물건을 만드는 비용은 올라가게 됩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더해지면서 공급망 문제는 최고치를 찍게 됩니다.

│과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 나라들은 그동안 누려왔던 세계화로 인한 효율적인 분업시스템으로 고물가를 경험한 기억이 다 사라져 버린 탓인지 두려움 없이 돈을 찍어서 풀어버립니다. 물가상승에 대한 경계심이 아예 없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물가상승이 체감상 다가왔을 때에도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초저금리와 양적완화의 단 맛을 보던 기업과 가계들은 부채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됩니다. 물론 정부도 코로나 기간 동안 민간에 대한 지원을 이유로 빚을 크게 늘렸습니다. 뒤늦게 미국은 매우 센 수준의 금리인상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가 이제 작년인 2022년까지의 국제 정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경제 상태가 괜찮은 국가가 하나도 없이 전 세계적으로 침체가 심해지면 큰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는 선진국들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고 실업률 증가를 막기 위해서 보호무역을 더 강화할 것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각 나라들이 힘들게 자국의 물건을 소비하려고 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물건을 팔 곳이 줄어드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그 와중에 자원을 많이 가진 국가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등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거나 원자재 공급에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로 인해서 보호무역의 기조는 더욱 팽창하고 무역량은 급감하게 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경기침체는 장기화될 것이고 우리나라와 같이 원자재를 수입해서 재가공하여 수출하는 수출주도 국가는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경제의 위기 동안에는 어떤 나라가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대규모 시위나 내란을 겪는 국가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을 겪는 나라가 세계무역에서 또는 공급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라면 공급망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세계_경제상황_관련_미국달러_일러스트레이션

│올 해는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다?

너무나 바라고 듣고 싶은 말이지만, 냉정한 현실은 작년보다 올 해의 고난은 더 길어지고 구체화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현금자산을 들고 있는 준비된 사람들이나 부유층들에게는 쇼핑의 한 해가 될 것이고, 반대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힘든 시간이 될 것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1945~59년생) 정도 연세를 드신 분들은 다양한 경제의 흐름을 겪어 오셨지만 세대가 바뀐 지금의 20~30대 하다못해 현재의 40대들도 IMF를 직접 겪어보지는 못한 세대들입니다. 그들의 부모들이 이겨내고 겪었었지요. 

 

지금의 경제활동의 주체가 되는 분들이 이러한 경제의 위기를 잘 이겨내고 이런 기회를 통해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은 공부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래봅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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